혁신가들의 안내표지판
모시잠자리팀 조력가 김시현
언제나 평화로울 것만 같은 시골 마을에도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쓰레기 문제입니다. 쓰레기 수거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있지 않아 집이나 논밭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종류별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있지만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런 쓰레기 처리하는 방식은 대기 환경에도,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농촌에는 또 다른 골칫거리, 교통 문제도 있습니다. 차가 없이는 다니기 힘들만 한 곳에 도로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거나 그 넓이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동네 주민이 곤욕을 겪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서천군 한산면에서 온 두 참여자는 살고 있는 지역의 두 문제점을 직접 해결하고자 보통의 혁신가에서 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팀이 된 모시 잠자리 팀은 쓰레기봉투의 종류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포스터를 제작하고, 마을회관에서 쓰레기 배출 방법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1차선뿐인 좁은 골목길에서는 원활한 도로 이용을 끌어내도록 양보 운전 문화 캠페인을 열었습니다.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사는 것이 아닌, 내 지역의 발전을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선 두 사람. 두 사람이 보여준 이런 도전이 지역에 새로운 평화를 만들어내겠죠.

혁신가의 역량을 이끌어내는 조력자
어떤 마음으로 보통의 혁신가에 조력자로 참여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제 전공이 사회복지예요. 이 활동 이전부터 공공사업과 캠페인에 관심이 많았어요. 학교에 다닐 때도 마을만들기 사업이나 농촌에서 열리는 공모전에도 꽤 참여했죠. 보통의 혁신가 사업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시즌 보통의 혁신가 사업을 살펴보니 저 자신이 한 단계 성장할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조력자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참여하셨다는 공공사업들은 참여자가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런데 보통의 혁신가의 조력자는 기획을 직접 한다기보다 혁신가가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었고요. 전혀 다른 포지션에서 다른 활동을 하셨는데 어떠셨나요?
맞아요. 지금까지는 제가 직접적인 참여자가 되는 활동들을 주로 해왔는데, 이번에는 조금은 달랐어요. 시민의 역량을 끌어내고 이들이 직접적으로 주도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조력자의 가장 큰 역할이었어요. 활동하다 보니 조력자의 역할이 무척 많더라고요. 팀 내에서 혁신가를 도울 뿐만 아니라 혁신가와 센터 사이에서 소통의 역할도 담당했어요.
그중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혁신가와 디자이너분들이 이 활동을 하시며 더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성과에 관한 부담이 생길 수 있잖아요. 그럼 이게 의무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 참여하시는 분들이 ‘즐겁다.’, ‘새롭다.’, ‘내가 변화하고 있구나.’ 같은 느낌을 받았으면 했어요. 그래서 혁신가분들의 강점에 초점을 맞춰서 대화를 이어 나가려고 하고 정적이고 자발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조력자 역할을 수행하시며 혁신가의 강점에 맞춰 대화를 이어 나갔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혁신가들에게 어떤 강점을 발견하셨나요?
저는 김종승, 이홍구 혁신가님과 함께했어요. 두 분 다 장년층이셨고 조력자인 제가 어린 나이이다 보니 사실 처음엔 소통하고 방향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어요. 그런데 기우였어요. 두 분 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계셔서 이야기를 나눌 때 적극 경청하고 수용하는 자세로 임하셨어요. 거기다 지역에 발생하는 문제를 방치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건데, 보통의 혁신가에 참여하기 이전에도 이걸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계셨더라고요. 주민들에게 직접 이야기한다든지 군청에 도움받을 방법을 구해본다든지 하시는 식으로요. 보통에 혁신가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신 것도 그런 노력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됐어요. 이런 적극성과 다른 이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수용성이 두 혁신가분의 강점이었어요.
우리가 잘 해내고 있다는 걸 알려주는 ‘안내표지판’
말씀해주신 조력자의 다양한 역할을 한마디로 정의해본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안내표지판이라고 생각해요. 혁신센터에서 필한 서류나 자료를 팀에서 잘 준비할 수 있게 안내해드리는 게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의견을 듣고 방향을 찾는 일인 것 같아요. 저희 팀이 의제를 정하거나 좁혀나갈 때 어려움이 있었어요. ‘우리 팀이 지금 잘 하는 건가?’ 하는 의문도 있었고요. 아마 혁신가 선생님들도 분명히 그런 순간이 있었을 거예요. 그럴 때 조력자가 충분히 잘하고 있고 지금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시잠자리는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나요?
혁신가 두 분이 제안하신 의제가 달라서 두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하나는 서천군 산면 성외리 마을의 의제였는데요. 일부 주민들이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지 않고 소각하는 상황이었어요. 악취가 심했고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공해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한 캠페인은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배출하자.’는 포스터를 붙이고 메시지 스티커를 붙인 종량제 봉투를 제공했어요.
또 다른 프로젝트는 마을 입구의 좁은 도로의 문제를 다룬 것이었는데요. 일방통행 도로도 아닌데 차가 한 대씩 밖에 못 다니다 보니 차량이 마주했을 때 누가 양보해야 할지 상황이 애매하잖아요. 그래서 ‘내려오는 차량에 먼저 양보하자’는 표지판을 설치하고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기획부터 실행까지 모두 함께하셨다고 들었어요. 캠페인 실행 뒤 주민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대부분 긍정적으로 여겨주셨어요. 사실 걱정이 많이 있었거든요. 부정적인 반응이 있을 것 같아서요. 그런데 마을 분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고 이장님 같은 마을 지도층분들이 먼저 나서서, 우리부터 실천해나가겠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용기가 많이 났어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활동이 끝난 지금은 마음이 어떠신가요?
시원섭섭하더라고요. 진행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힘든 부분도 있었고 활동 지역이 서천이다 보니 왔다 갔다 하는 게 조금 피곤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끝나면 홀가분하겠거니 그런 생각을 했는데, 막상 끝나니까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 좋았겠다.’하는 아쉬운 마음이 크게 들었어요. 게다가 매주 만나던 사람들을 못 만나는 거잖아요. 팀원들과의 만남이 무척 재미있었거든요. 사실 지역을 왔다 갔다하는 것도 갈 때만 피곤했지 올 때는 하나도 안 피곤하고 충전되어서 돌아오는 느낌이었거든요.
일상에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실천의 에너지
만약에 기회가 된다면 또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싶으신가요?
할 것 같아요. 취업해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꼭 하고 싶어요. 시야가 트이는 느낌이었어요. 이전까지 생각해왔던 캠페인은 전단을 나눠준다든지 포스터를 붙인다든지 하는 정형화된 형태였었는데요. 아주 작은 개체 하나로 사람들의 움직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배운 것, 9팀의 캠페인이 기획되고 실행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그런 것들이 즐겁기도 했지만, 제게 성장의 계기가 되어서 더욱 좋았어요.
지역의 문제들이 어떻게 보면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비슷하거든요. 지금까지의 저는 그런 문제를 보아도 그냥 넘어가는 사람이었어요. 목소리를 낸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용기와 의지를 갖는다는 게요. 그래서 혁신가분들을 보면서 스스로 반성을 많이 했어요. 이제는 일상에서 어떤 불편함을 마주했을 때 새로운 시도를, 먼저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마음가짐이 생겼어요. 제가 사회복지사가 되길 희망하고 있는데요. 사회복지사가 된다면 제가 일하게 될 곳에서 보통의 혁신가 같은 사업을 진행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생겼어요.
보통의 혁신가가 또 열리게 된다면, 이것만큼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게 있나요?
혁신가 선생님들에게 전자기기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연락이나 서류를 주고받는 부분에서 애를 좀 먹었습니다. 문서파일을 열 줄 모르시다 보니 이미지로 캡처해서 보내드리기도 했고요. 온라인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비대면 회의를 진행할 때도 구체적으로 설명을 적어서 문자로 보내드리는 식으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모든 시민에게 익숙한 방식은 아니라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어요. 또 만남을 주로 아산의 순천향대학교에서 진행했는데요. 혁신가 선생님들께서는 서천 주민이셨고 매번 시외버스나 무궁화호를 타고 오셨어요. 교통이 편한 지역이 아니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네요. 많은 사람이 참여하기에 더 쉬운 방법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보통의 혁신가가 참여자에게 어떤 경험이 되길 바라나요?
삶의 변곡점이 되었으면 해요. 저뿐만 아니라 참여자 모두 자기효능감과 자신감을 얻었을 거로 생각해요. 어려움을 직면했을 때 이번 경험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각자의 일상에서 계속해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실천의 에너지가 되면 좋겠습니다.마지막으로, 저희가 활동도 활동이지만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친밀감도 높아졌거든요. 매주 함께 둘러앉아 이야기 나누던 시간이 참 재미있었다고 기억해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주차양보 캠페인
타는 쓰레기, 안 타는 쓰레기 캠페인
혁신가들의 안내표지판
언제나 평화로울 것만 같은 시골 마을에도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쓰레기 문제입니다. 쓰레기 수거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있지 않아 집이나 논밭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종류별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있지만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런 쓰레기 처리하는 방식은 대기 환경에도,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농촌에는 또 다른 골칫거리, 교통 문제도 있습니다. 차가 없이는 다니기 힘들만 한 곳에 도로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거나 그 넓이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동네 주민이 곤욕을 겪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서천군 한산면에서 온 두 참여자는 살고 있는 지역의 두 문제점을 직접 해결하고자 보통의 혁신가에서 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팀이 된 모시 잠자리 팀은 쓰레기봉투의 종류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포스터를 제작하고, 마을회관에서 쓰레기 배출 방법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1차선뿐인 좁은 골목길에서는 원활한 도로 이용을 끌어내도록 양보 운전 문화 캠페인을 열었습니다.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사는 것이 아닌, 내 지역의 발전을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선 두 사람. 두 사람이 보여준 이런 도전이 지역에 새로운 평화를 만들어내겠죠.
어떤 마음으로 보통의 혁신가에 조력자로 참여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제 전공이 사회복지예요. 이 활동 이전부터 공공사업과 캠페인에 관심이 많았어요. 학교에 다닐 때도 마을만들기 사업이나 농촌에서 열리는 공모전에도 꽤 참여했죠. 보통의 혁신가 사업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시즌 보통의 혁신가 사업을 살펴보니 저 자신이 한 단계 성장할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조력자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참여하셨다는 공공사업들은 참여자가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런데 보통의 혁신가의 조력자는 기획을 직접 한다기보다 혁신가가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었고요. 전혀 다른 포지션에서 다른 활동을 하셨는데 어떠셨나요?
맞아요. 지금까지는 제가 직접적인 참여자가 되는 활동들을 주로 해왔는데, 이번에는 조금은 달랐어요. 시민의 역량을 끌어내고 이들이 직접적으로 주도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조력자의 가장 큰 역할이었어요. 활동하다 보니 조력자의 역할이 무척 많더라고요. 팀 내에서 혁신가를 도울 뿐만 아니라 혁신가와 센터 사이에서 소통의 역할도 담당했어요.
그중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혁신가와 디자이너분들이 이 활동을 하시며 더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성과에 관한 부담이 생길 수 있잖아요. 그럼 이게 의무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 참여하시는 분들이 ‘즐겁다.’, ‘새롭다.’, ‘내가 변화하고 있구나.’ 같은 느낌을 받았으면 했어요. 그래서 혁신가분들의 강점에 초점을 맞춰서 대화를 이어 나가려고 하고 정적이고 자발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조력자 역할을 수행하시며 혁신가의 강점에 맞춰 대화를 이어 나갔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혁신가들에게 어떤 강점을 발견하셨나요?
저는 김종승, 이홍구 혁신가님과 함께했어요. 두 분 다 장년층이셨고 조력자인 제가 어린 나이이다 보니 사실 처음엔 소통하고 방향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어요. 그런데 기우였어요. 두 분 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계셔서 이야기를 나눌 때 적극 경청하고 수용하는 자세로 임하셨어요. 거기다 지역에 발생하는 문제를 방치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건데, 보통의 혁신가에 참여하기 이전에도 이걸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계셨더라고요. 주민들에게 직접 이야기한다든지 군청에 도움받을 방법을 구해본다든지 하시는 식으로요. 보통에 혁신가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신 것도 그런 노력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됐어요. 이런 적극성과 다른 이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수용성이 두 혁신가분의 강점이었어요.
말씀해주신 조력자의 다양한 역할을 한마디로 정의해본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안내표지판이라고 생각해요. 혁신센터에서 필한 서류나 자료를 팀에서 잘 준비할 수 있게 안내해드리는 게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의견을 듣고 방향을 찾는 일인 것 같아요. 저희 팀이 의제를 정하거나 좁혀나갈 때 어려움이 있었어요. ‘우리 팀이 지금 잘 하는 건가?’ 하는 의문도 있었고요. 아마 혁신가 선생님들도 분명히 그런 순간이 있었을 거예요. 그럴 때 조력자가 충분히 잘하고 있고 지금 방향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시잠자리는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나요?
혁신가 두 분이 제안하신 의제가 달라서 두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하나는 서천군 산면 성외리 마을의 의제였는데요. 일부 주민들이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하지 않고 소각하는 상황이었어요. 악취가 심했고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공해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한 캠페인은 ‘종량제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배출하자.’는 포스터를 붙이고 메시지 스티커를 붙인 종량제 봉투를 제공했어요.
또 다른 프로젝트는 마을 입구의 좁은 도로의 문제를 다룬 것이었는데요. 일방통행 도로도 아닌데 차가 한 대씩 밖에 못 다니다 보니 차량이 마주했을 때 누가 양보해야 할지 상황이 애매하잖아요. 그래서 ‘내려오는 차량에 먼저 양보하자’는 표지판을 설치하고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기획부터 실행까지 모두 함께하셨다고 들었어요. 캠페인 실행 뒤 주민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대부분 긍정적으로 여겨주셨어요. 사실 걱정이 많이 있었거든요. 부정적인 반응이 있을 것 같아서요. 그런데 마을 분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고 이장님 같은 마을 지도층분들이 먼저 나서서, 우리부터 실천해나가겠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용기가 많이 났어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활동이 끝난 지금은 마음이 어떠신가요?
시원섭섭하더라고요. 진행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힘든 부분도 있었고 활동 지역이 서천이다 보니 왔다 갔다 하는 게 조금 피곤하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끝나면 홀가분하겠거니 그런 생각을 했는데, 막상 끝나니까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 좋았겠다.’하는 아쉬운 마음이 크게 들었어요. 게다가 매주 만나던 사람들을 못 만나는 거잖아요. 팀원들과의 만남이 무척 재미있었거든요. 사실 지역을 왔다 갔다하는 것도 갈 때만 피곤했지 올 때는 하나도 안 피곤하고 충전되어서 돌아오는 느낌이었거든요.
만약에 기회가 된다면 또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싶으신가요?
할 것 같아요. 취업해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꼭 하고 싶어요. 시야가 트이는 느낌이었어요. 이전까지 생각해왔던 캠페인은 전단을 나눠준다든지 포스터를 붙인다든지 하는 정형화된 형태였었는데요. 아주 작은 개체 하나로 사람들의 움직임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배운 것, 9팀의 캠페인이 기획되고 실행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 그런 것들이 즐겁기도 했지만, 제게 성장의 계기가 되어서 더욱 좋았어요.
지역의 문제들이 어떻게 보면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비슷하거든요. 지금까지의 저는 그런 문제를 보아도 그냥 넘어가는 사람이었어요. 목소리를 낸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용기와 의지를 갖는다는 게요. 그래서 혁신가분들을 보면서 스스로 반성을 많이 했어요. 이제는 일상에서 어떤 불편함을 마주했을 때 새로운 시도를, 먼저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마음가짐이 생겼어요. 제가 사회복지사가 되길 희망하고 있는데요. 사회복지사가 된다면 제가 일하게 될 곳에서 보통의 혁신가 같은 사업을 진행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생겼어요.
보통의 혁신가가 또 열리게 된다면, 이것만큼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게 있나요?
혁신가 선생님들에게 전자기기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연락이나 서류를 주고받는 부분에서 애를 좀 먹었습니다. 문서파일을 열 줄 모르시다 보니 이미지로 캡처해서 보내드리기도 했고요. 온라인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비대면 회의를 진행할 때도 구체적으로 설명을 적어서 문자로 보내드리는 식으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모든 시민에게 익숙한 방식은 아니라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어요. 또 만남을 주로 아산의 순천향대학교에서 진행했는데요. 혁신가 선생님들께서는 서천 주민이셨고 매번 시외버스나 무궁화호를 타고 오셨어요. 교통이 편한 지역이 아니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네요. 많은 사람이 참여하기에 더 쉬운 방법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보통의 혁신가가 참여자에게 어떤 경험이 되길 바라나요?
삶의 변곡점이 되었으면 해요. 저뿐만 아니라 참여자 모두 자기효능감과 자신감을 얻었을 거로 생각해요. 어려움을 직면했을 때 이번 경험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각자의 일상에서 계속해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실천의 에너지가 되면 좋겠습니다.마지막으로, 저희가 활동도 활동이지만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친밀감도 높아졌거든요. 매주 함께 둘러앉아 이야기 나누던 시간이 참 재미있었다고 기억해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주차양보 캠페인
타는 쓰레기, 안 타는 쓰레기 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