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즈필드 춘천] 분리배출 어디까지 해봤니?

A4용지 10만 장 아끼고 나무도 살리자!

분리배출 어디까지 해봤니?


춘천 사회혁신센터 - [분리배출 리빙랩]

실행주민 3명

참여주민 80명

연계협력기관 아파트 20곳, 학교 10곳, 생활협동조합 매장 5곳, 학원 12곳, 기관(춘천시청, 주민센터 등) 13곳

지역의제 범부 : 환경/에너지




서울에서 시각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강원도 춘천시에 정착한 엄혜강 씨는 지난 2018년 전국이 쓰레기 대란으로 몸살을 앓자 '지역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할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춘천시 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올바른 분리배출을 주제로 참여형 전시를 기획한 그는 춘천사회혁신센터의 리빙랩 프로젝트를 통해 본격적인 실험에 돌입했다.


'종이'를 떠올렸다. 무작정 춘천시 소각장을 찾아간 그는 분리배출된 종이 대부분이 태워지는데, 그 중에는 A4용지 같은 고급용지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제지회사에 문의해보니 A4용지는 다른 종이와 섞이지 않으면 최대 15번까지 재활용 할 수 있었다.


혜강 씨는 2019년 1월,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11개동 720세대를 대상으로 A4용지 분리수거 캠페인 'CPR(Chuncheon Paper Recycling)을 시작했다. 먼저 관리사무소의 협조를 얻고 뜻을 같이한 아파트 주민들과 함께 캠페인 취지를 담은 가이드북을 만들어 각 세대 우편함에 배포하고, 로비에는 A4용지 수거함을 비치했다. 박스, 코팅지를 제외한 모든 A4 이면지, 시험지, 악보 등을 모아 수거하거니 3주간 목표치의 약 4배가 넘는 43kg를 모았다.



이후 캠페인을 확대해 퇴계동, 성사동 인근 아파트 1만 세대를 비롯해 학교, 학원, 공공기관, 생협 매장 등 60곳과 협력을 통해 170여 개의 수거함을 설치했다. 한 달간 A4용지 약 3톤이 모였는데, 이는 나무 75그루에 해당하는 양이다. 수거된 종이는 재생용지 업체를 통해 A4용지 250매짜리 350팩-87,500장으로 재탄생돼 캠페인에 참여한 이들에게 되돌아갔다.


강원대 장강제지기술연구소와 함께 시민이 직접 폐지를 가져와 분쇄하고 새로운 종이로 만드는 체험 행사도 운영했다. 80명 모집인데 10분 만에 120명이 신청했다. 혜강 씨는 "친환경·자연보호 교육은 유치원생, 초등학생 등 어린이들에게 더욱 효과적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CPR 프로젝트 이후 혜강 씨는 춘천시 재활용협의체 위원으로 선정돼 종이뿐 아니라 아이스팩, 플라스틱 등 지역 내 재활용 관련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제안하는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A4용지 재활용을 위한 기초 자료를 생산한 것에 의미가 있었으나, 재활용 업체의 수익 문제해결 등 춘천시 자원의 노력과 보다 전문적 접근이 필요함을 느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모아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을 그려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아이디어 제안부터 실행까지 주민의 힘으로!

이 프로젝트는 재활용 문제에 관심이 있던 한 주민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20년 넘게 시각 디자이너로 일한 엄혜강 씨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를 실험 장소로 삼고, 자신과 친한 주민들과 함께 캠페인을 기획했다. 관련 내용을 담은 팜플렛과 가이드북을 만들어 세대에 홍보하고 각 동에 수거함을 비치해 A4용지 폐지를 모았다. 주민 스스로 자신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나아가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 학교. 학원, 공공기관, 생협 등으로 캠페인 범위를 넓혀 의미 있는 성과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