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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의 연결’을 돕는 책방, <모랭이숲> 을 가꾸는 이혜승


음악'나와의 연결'을 돕는 책방, 

책방<모랭이숲>을 가꾸는 이혜승



지난 11월 아산에 작은 책방이 문을 열었다. 도고 저수지 근처 언덕 위 마을에 닿으니 아담하고 하얀 집에 ‘모랭이숲’이란 작은 간판이 걸려 있다. 여러 마리의 고양이들이 마당을 지키고, 체크무늬 원피스를 입은 책방의 주인이 공간으로 안내했다.

이곳은 책방이기 전에 가정집이었다. 책방을 위해 따로 만든 공간이 아닌, 살고 있는 집에 책방을 열었다. 책방을 만든 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멀리 두지 않고, 지금 여기의 공간에서 꿈을 이룬 18살 혜승 씨다. 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도자기와 필사, 책을 읽으며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일구는 사람. ‘나와의 연결’을 돕는 책방을 꿈꾸는 혜승 씨와 모랭이 숲은 새싹이 돋는 4월의 숲 같았다. 


 

책방 이름이 특이해요. 어떤 의미인가요?

제가 좋아하는 빨강머리앤에 ‘이 골목의 모퉁이를 돌면 뭐가 있을지 모르지만, 전 가장 좋은 게 있다고 믿을래요. 모퉁이 너머 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궁금하거든요.’ 이런 대사가 있어요. 모랭이는 모퉁이의 충청도 방언인데요, 모퉁이와 숲을 합쳐서 ‘모랭이숲’이란 이름을 붙였어요.  이 모퉁이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담은, 숲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저희 책방은 10월에 첫 가오픈을 하고 11월 16일 날 정식 오픈을 한 신생 책방이에요. 저희는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어요. 평일에는 2타임, 주말에는 3타임으로 나눠져 있는데, 원하는 시간을 예약하면 그 시간만큼 책방의 공간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어요.

 

책방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거실 공간 옆에 있는 커튼 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요. 공간 분리가 되어 있어 각종 서류 업무나 운영에 관련된 일을 하고 손님들이 찾으면 바로 나갈 수 있는 곳이에요. 그렇지만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2층의 필사 공간이에요. 제가 필사를 정말 사랑하거든요. 그곳에 있을 때 가장 저 다운 시간을 보내요. 제가 가장 애정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겠네요.

 

책방 곳곳에 책 소개를 적은 손글씨가 단정하다고 느껴졌는데 역시나 필사를 하시는군요.

조금 쑥스럽지만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저렇게 단정한 느낌을 내려면 연필로 선을 그은 다음 글씨를 쓰고 다시 선을 지우는 과정이 필요해요. 커튼 뒤에선 그런 일들을 하곤 하죠.(웃음)

 

언제부터 필사를 하셨어요?

예전부터 좋아하긴 했는데 2022년 1월부터 매일매일 필사를 해 보기로 결심을 했어요.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으니 꽤 성실히 해왔네요. 저는 항상 작심삼일하는 사람인데 이것만큼은 꾸준히 해보자고 다짐하곤 하루도 안 빠지고 매일매일 열심히 필사를 하고 있답니다. 늘 같은 분량을 적는 것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글 한두 줄을 적을 때도 있고, 독서를 하다가 빠져든 구절이 나오면 두세 장을 쓸 때도 있어요. 이렇게 적은 노트가 1년이 지나고 보니 세 권이 되었네요.

 

매일 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텐데 대단해요. 주로 어떤 시간에 쓰세요?

자기 전에 하루를 마무리하는 느낌으로 써요. 그리고 책을 옮기는 일이라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책을 읽게 되더라고요. 좋은 문장을 찾기 위해서도 있지만, 읽는 습관을 들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계속 새로 신간들이 만들어지니까 꾸준히 찾아보고 읽는 습관이 중요하더라고요.

 

보통 어떤 일과를 보내시나요?

예약 손님이 있는 날엔 아침에 일어나서 청소를 해요. 책방을 정리하고 차를 한 잔 마시고 제 자리에 앉아서 책 소개 글을 쓰기도 하고, 모임 구상을 하기도 해요. 손님 응대를 하고 가시면 약간 늘어지는 시간을 가져요. 제가 사람이랑 대화하는 일에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더라고요. 그래서 꼭 이렇게 쉬어야 기운을 얻어요. 예약 손님이 없는 날엔 약간 늦잠을 자는 데요.(웃음) 손님들 계실 때 못했던 사무 업무를 하거나, 찾아두었던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기도 해요.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필사를 하고 잠들죠.

 


처음에 책방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어요. 돌이 지났을 때부터 엄마가 앉아 계시면 동화책을 들고 가서 엄마 무릎에 앉았대요. 한 권도 아니고 여러 권을 엄마 앉은 키 만큼 쌓아두고 '자 이제 읽어주세요' 하는거죠. 그럼 엄마는 목이 쉴 때까지 그 책을 다 읽어주셨대요. 그 에피소드를 아직도 이야기하세요.

그러다 힘들어서 동화책 CD를 사서 틀어주셨는데 글도 못 읽는 애가 다음 줄거리와 대사를 줄줄 외워서 얘기했다고. 그래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 애가 천재인 것 같다'고 얘기하고 다니셨대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좋아했던 것 같아요.

 

역시 떡잎부터 달랐군요.

제가 송악에 거산초등학교라는 작은 학교에 다녔는데요. 독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교라 도서관 활동이 활발했어요. 늘 책이랑 가깝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어요. 중학교에 올라가서도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것보단 도서관에 있을 때 더 행복했고요. 그때 제가 책이랑 있을 때 에너지가 많이 생기는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되었죠.

 

꽤 이른 나이에 자기가 좋아하는 걸 알게 된거네요. 그러다가 책방을 꿈꾸게 된 건가요?

원래는 사서가 되고 싶었어요. 도서관 사서가 되어야 책이 있는 공간에서 지낼 수 있는 줄 알았죠. 그러다 어느 날 부모님이 독립책방이란 곳에 데려다주셨어요. 그런 책방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가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저도 언젠간 꼭 책방지기가 되고 싶단 생각을 했어요. 그때는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죠. 사서가 되고 돈을 벌어서 안정을 찾게 되었을 때 책방을 차려야겠다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죠.

 

혜승 씨는 지금 18살이라고 알고 있어요. 생각보다 더 빨리 꿈을 이루게 된 거네요. 어떤 과정이 있었던 걸까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했어요. 일반 학교에 진학하고 싶진 않았고 특성화고를 준비하다가 너무 틀에 박힌 것들이 재미가 없는 거예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힘들고 학교가 저에게 잘 맞지 않는단 생각이 들었어요. 매일 엄마에게 이런저런 불평들을 늘어놓았는데 엄마가 먼저 모두가 학교를 가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진학을 하지 않는 선택지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탁 내려 놓아지더라고요.

학교에 가지 않으니 시간이 많이 남았어요. 마을에서 도예도 배우고 그림도 배우도 글씨도 쓰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가끔 늘어지고 게으르게 지내고 있으면 부모님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시간인데 왜 그걸 안 하고 있니?'란 얘기를 하셨어요. '공부해라'가 아니라, '네가 하고 싶은 걸 해라'하며 밀어 주신거죠. 덕분에 학교를 다니면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실컷 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2년을 신나게 보내고 검정고시를 준비하는데 계속 책에 대한 애정이 커지는 걸 발견했어요. 부모님과 대화를 하다가 엄마가 먼저 제안을 해주셨어요. '혜승아, 나중이 아니어도 지금 책방을 열 수도 있어. 열심히 준비해 봐'라고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사실 책방을 하면 누군가 부럽다는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런 얘기를 들으면 어떠세요?

부럽다고 해주시면 좋긴 하죠. 뭔가 저의 좋은 점을 봐주시는 거니까요. 가끔 부모님을 잘 만나서, 지원해줘서 부럽다. 이런 얘기를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럼 우리 부모님이 좋은 분이시지, 감사하지 이렇게 흘려보내요. 그리고 덕분에 이렇게 책방으로 돌려주잖아요. 좋은 책을 소개하고 연결하면서 갚는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책이랑 있을 때 에너지가 많이 생기는 사람이라는 걸 느끼게 되었죠. "


책의 분류가  다정하단 느낌이 들었어요. 어떤 기준으로 책을 고르고 배치하세요?

'오늘의 나를 안아주세요'라는 책이 있는데요. 자신의 욕구를 돌아보고 돌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주제들이 나와요. 비폭력대화로 소통하는 방법을 연습하는 책이에요. 이 책에 나오는 욕구 단어들을 주제로 잡고 책을 고르고 있어요. '여유, 휴식, 치유, 지지, 아름다움...' 이런 주제들이 있어요.

사람마다 욕구들이 다 다르잖아요. 자신의 욕구에 맞는 책을 만나게 되었을 때의 즐거움을 널리 알리고 싶었어요. '나 이런 것들이 필요해', 했을 때 알맞은 책을 만나면 정말 즐겁잖아요.

 

혜승 씨는 자기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네 맞아요. 제가 필사를 하면서 자주 옮겨 적는 내용들을 보니 자신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세지들 이더라고요. 이 책방에서 전하고 싶은 건 '나와의 연결'이에요. 많은 관계들이 중요하지만 나와의 관계를 잘 맺어가는 것이 살면서 가장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 혜승 씨는 어떤 사람인 것 같아요?

제일 어려운 질문인 것 같아요. 저는 '책과 함께 하는 사람'으로 저를 말하고 싶어요. 여러 번 말씀을 드렸지만 저는 사람들이랑 있으면 기운이 빠져요. 처음에 책방을 열기 전에 계속 낯선 손님들을 만나게 되는 걸 걱정했어요. 그렇지만 이곳에 온 사람들은 예약까지 해서 오는, 정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죠. 책방 주인이 되었으니 '책과 함께 하는 사람, 그리고 책으로 연결하는 사람'이란 표현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또 하나 있어요. 그냥 걸어가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뛰지 않고 걸어가는 사람이요. 그게 되게 좋거든요. 한 걸음 내디딜 때 큰 변화는 없지만,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며 그 한 걸음을 반복했을 때. 그게 쌓였을 때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단 생각을 해요. 멈추어있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이요.

 

요즘은 속도에 대한 조급함이 있잖아요. 그런 건 없나요?

처음에 진학하지 않았을 땐 불안했는데요. 책을 읽으면서 많이 해소가 되었어요. 지금은 그런 불안감이 거의 없어요.

 


"한 걸음 내디딜 때 큰 변화는 없지만,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며 

그 한 걸음을 반복했을 때. 그게 쌓였을 때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단 생각을 해요."



혜승 씨는 참 단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책 덕분인가요?

책도 있지만, 곁에 있는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저의 부모님은 당연하고요. 마을에서 함께 지내는 좋은 어른들이 많아요. 학교 선생님들도 그렇고, 도자기 공방에서 같이 배우는 어른들, 도예 선생님이 늘 좋은 말씀들을 해주세요. '혜승아 천천히 살아도 괜찮아~' 이렇게 웃으면서 말씀하시죠. 자기들도 다 뒤늦게 뭔가를 배우고 시작하기도 한다고요. 살면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좋은 가치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 분들의 말과 삶을 통해 배우는 것 같아요. 항상 편안하고 따뜻하고 감사해요.

 

혜승 씨는 청소년기를 다르게 보냈잖아요. 주변 친구들을 보면 어떤 생각들을 하시나요?

제가 또래 친구들이 많지 않아서 다른 친구들이 어떤 청소년기를 보내는지 잘 몰라요. 모두가 각자의 어려움이 있겠죠. 가능하다면 이곳에서 서로 힘을 주고받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청소년기에도 이런 것들을 할 수 있어! 라고 보여주고 싶기도 해요. 모두가 같은 모양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니니깐요. 나중에 제가 다녔던 학교의 학생들을 불러서 저희 책방을 소개해주고 싶기도 해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어려운 것을 한 걸음씩 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공부를 하는 것도 힘들겠지만 책방을 운영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거든요.

 

어떤 점이 그렇게 어려우세요?

저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 생길 때 크게 당황하고 어려워하는 편이에요. 이 인터뷰를 시작할 때도 전날부터 걱정했어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요. 그런데 제가 좋아하니까 이런 책방을 열었잖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힘든 일도 해야 하는구나, 부딪쳐야 하는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손님이 오기 전에도 항상 긴장을 해요. 제가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해요. 그런데 저의 긴장과 불안을 깨닫고 나면 조금은 편해지더라고요. '나 긴장했구나, 실수할까봐 그렇구나, 괜찮아 실수하면 사과하고 넘어가면 돼' 이렇게 저를 다독이는 편이죠.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으세요?

저희 책 한 권 한 권이 다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해주신 분이 기억에 남아요. 책방 연 지 얼마 안되었는데 찾아와주시곤, 계속 두세 번 반복해서 오시는 손님도 있거든요. 그러면 정말 감사하더라고요.

 

저도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책방이에요. 앞으로 2023년엔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세요?

다양한 책 모임을 해보고 싶어요. 그냥 자유롭게 책을 가져오거나 골라서 각자 30분이나 1시간동안 조용히 시간을 들여서 책을 읽는거죠. 대신 핸드폰을 꼭 다 걷어야 해요.(웃음) 그 다음에 마음에 들었던 문장을 나누고, 마무리로 필사를 하는 그런 모임을 하고 싶어요. 저는 무지 하고 싶은데 손님이 오실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게 지루하진 않으세요?

저는 태생부터 집순이라 괜찮아요. 이곳이 저희 집이기도 한데요. 동생은 주로 학교에 가고,부모님은 직장을 나가셔서 운영 시간과 겹치지 않아요. 처음부터 책방 공간을 따로 만들면 초기 비용이나 운영비가 많이 들어 못했을 것 같은데 가족이 함께 결단을 해주었죠. 다행히 엄마가 워낙에 깔끔하시고, 집에 책 말고는 가구나 물건이 별로 없었어요. TV를 방 안으로 넣은 것 외에 별 차이가 없어요. 다른 사람들은 집에 책방이 있다니 불편하지 않냐 물어보시는데,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었는데 바로 책방이 있다니! 너무 근사한 일이잖아요.

 

언제까지 이 책방을 하고 싶으세요?

저는 영원히 책방 주인이었으면 좋겠어요. 이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옮기더라도 꾸준히 읽고 싶은 책, 자신을 아는데 도움을 주는 책을 소개하는 책방을 만들고 싶어요. 죽을 때까지 책방을 하고 싶어요. 사실 저의 힘 만으로 되는 건 아니거든요. 제가 운영을 잘해야 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책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책을 읽는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거든요. 뭐든지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느리고 긴 호흡으로, 시간을 들여야 하잖아요. 그런 시간들이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책방에서 전하고 싶은 건 '나와의 연결'이에요. 많은 관계들이 중요하지만 

나와의 관계를 잘 맺어가는 것이 살면서 가장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는 좋은 삶을 살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학교를 다닌다. 그 과정 안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스스로를 탐색하는 것이 학교에서 우리가 하는 일이다.  결국은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는 일. 혜승 씨는 본인의 방식대로 자기를 발견해 나가고 배움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모퉁이의 숲에서 스스로의 학교를 일구어낸다. 그가 오래 오래 천천히 걸으며 책방의 주인으로 남아있으면 좋겠다. 길모퉁이에 이르렀을 때 그의 책방을 만나기를, 언제나 가장 좋은 것을 품은 숲으로 남아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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